사제성소 지원자의 확보는 대체로 사목자에게 달려 있으므로, 모든 사제는 성소 사목을 위하여 성실히 노력해야 한다. 성소 사목은 교회 전체를 위한 것이므로 한 교구나 수도 단체의 이해관계를 넘어 폭넓은 시야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한국 천주교회는 한반도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이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야 하는 사명을 인식하고 사제양성에서 이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

인성 양성은 모든 사제 양성의 바탕이 되고 인간의 온전한 성장을 촉진하며 모든 차원을 통합한다. 복음화를 위한 필수 요소로서 인성 양성은 육체적인 측면에서는 건강, 활동, 휴식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며,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성숙한 인격, 감정적 균형, 자기 절제, 올바른 성 정체성의 형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뿐만 아니라, 두 측면이 통합되어야 한다(지침 23). 사제는 인간적으로 ‘온전한’ 사람이어야 한다. 특별히 초기 양성기간 동안 신학생은 인격의 성숙을 위하여 그리스도교와 인류의 윤리 전통에서 나온 다양한 덕들을 익히고 한국과 동양의 전통문화와 윤리, 예의범절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신학생 인격의 성숙은 다양한 연령과 사회 환경의 사람들과 성숙한 관계를 맺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별히 여성과의 올바른 관계는 개인적인 생활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사목 활동에 관련되는 문제에도 중대한 영향을 주기에 양성기간 동안 세심한 도움 및 지도가 필요하다(지침 24).

영성 양성은 신학생이 그리스도와 인격적 일치를 통하여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 그분의 삶에 동화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하여 신학생이 성령 안에서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며 이웃과 친교를 증진하고 유지하도록 이끈다. 말씀과의 친밀함, 하느님 말씀과의 관계는 영적 성장의 과정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이를 위하여 신학생은 하느님의 말씀을 겸손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읽고 듣고 묵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므로 성경과 친숙해져야 하고, 성경을 대할 때에는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도록 기도가 동반되어야 한다(지침 28). 또한 거룩한 신비에 참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지침 29).

지성 양성은 사제 양성의 필수 부분으로, 사제의 사목에 도움이 되고 인성과 영성 양성에 영향을 미치며 풍부한 양분을 제공한다. 지성 양성은 신학생이 복음의 메시지를 이성과 신앙의 빛으로 충실하게 이해하고 선포할 수 있도록, 인문 교양 그리고 철학과 신학에 관한 견고한 실력을 갖추고, 신앙의 진리를 지키며, 현대 사회와의 유익한 소통을 통하여 그 아름다움이 드러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지침 34).

사제는 급변하는 사회, 문화의 상황 안에서 현실을 올바로 바라보고 자신의 직무를 합당하게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신학생은 이성과 신앙의 조화 안에서 깊이 있고 정확한 지식에 바탕을 둔 분별력을 지니도록 양성되어야 한다.

신학생은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특히, 독신 생활과 영성 생활, 그리고 사제 직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심신이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사람이어야 한다. 신학교 입학 전에 지원자의 심신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 사제성소 지원자는 특별히 진료받았던 병력이나 수술에 관한 모든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신학교는 제출된 서류들이 공개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하며, 교구장 주교와 신학교의 장만 서류에 담겨 있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정보의 공개는 국가법과 교회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은 신학교에 입학할 수 없다. 특히, 조현병, 편집증, 양극성 장애, 성 도착증, 성격 장애, 지속적인 심리적 미성숙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질병은 인간의 판단 능력을 저해하고, 성소와 직무의 의미를 받아들이는 능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병된 질병과 잠재적 질병에 모두 적용된다. 신학교 입학 허가를 받으려면 지원자는 교구장 주교와 신학교의 장에게 자신의 정신 문제와 관련된 병력을 보고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신학교에 입학한 이후에도 심리 검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신 의학과 심리학 전문가의 도움을 받게 되면, 국가법의 규정에 따라 반드시 당사자가 사전에 고지를 받아야 하며, 자유의사로 서면 동의를 하여야 한다. 그 결과는 본인의 사전 동의를 얻어 신학교의 장에게 제공될 수 있다.

동성애 행위를 하거나, 뿌리 깊은 동성애 성향을 지니고 있거나, ‘게이(gay) 문화’를 지지하는 사람은 신학교나 성품에 받아들일 수 없다. 영성 지도자와 고해 사제는 이런 사람들이 성품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단념시킬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일시적인 동성애 성향의 경우는 다르다. 다만 일시적인 성향은 적어도 부제 수품 3년 전에 완전히 극복되어야 한다. 성폭력 사건에 연루되었거나 범죄에 직간접으로 가담하여 적절하지 못한 품행으로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신학교나 성품에 받아들일 수 없다. 일반적인 성폭력의 범위에는 성 착취와 성폭행, 성추행, 그리고 성희롱 등이 포함된다. 신학교에 입학하려는 이들, 특히 서품을 준비하는 이들에 대하여 좋은 품행과 직무 수행의 적합성에 관한 주의 깊은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